
2019년 김보라 감독의 영화 는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배경으로, 사춘기 소녀 ‘은희’의 시선을 통해 성장, 외로움, 그리고 관계의 미세한 진동을 그린 작품입니다. 박지후가 연기한 은희는 그저 평범한 여중생이지만, 가족 안에서도, 학교 안에서도, 세상 어디에도 자신의 자리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녀의 일상은 작고 조용하지만, 그 속에는 거대한 감정의 흐름이 숨어 있습니다. 는 한국 독립영화의 한 전환점을 만든 작품으로, ‘거대한 사건’보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정교하게 포착하며 전 세계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김보라 감독의 섬세한 시선은 소녀의 세계를 통해 한 시대의 정서를 포착했고, 그 결과 이 영화는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닌 ‘기억과 감정의 기록’으로 남았습니다.1994년, 세상은 ..

2020년 연상호 감독의 영화 는 의 세계관을 잇는 후속작으로,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 완전히 고립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합니다. 전작이 재난의 한가운데에서 인간의 본성과 생존을 다뤘다면, 는 그 이후의 세계를 그립니다. 강동원이 연기한 전직 군인 ‘정석’이 다시 좀비로 뒤덮인 서울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액션을 넘어, 인간이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좀비 영화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를 묻는 거대한 서사입니다. 폐허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은 이들의 여정을 통해, 영화는 묵직한 감정과 시각적 스펙터클을 동시에 전달합니다.버려진 땅, 살아남은 자들의 그림자의 세계는 이미 끝난 이야기에서 시작합니..

2019년 김도영 감독이 연출한 영화 은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여성이 사회 속에서 ‘평범함’이라는 이름 아래 겪는 억압과 회복의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정유미가 김지영 역을 맡았고, 공유가 남편 대현으로 출연해 현실적인 부부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영화는 거대한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습니다. 대신 수많은 여성들이 살아오며 감내해온 ‘보이지 않는 무게’를 세밀하게 포착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딸이자, 아내로서 김지영이 겪는 현실은 영화 밖의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평범함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거울이 됩니다. 은 분노를 외치는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2020년 윤성현 감독이 연출한 은 가까운 미래, 경제 붕괴 이후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스릴러입니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출연해, 생존을 위해 위험한 범죄를 저지른 청춘들의 이야기와 그 뒤를 쫓는 냉혹한 사냥꾼의 추격을 그렸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시스템에 짓눌린 청춘들의 불안과 무력감을 담은 사회적 은유로 읽힙니다. 현실의 경제적 절망을 미래적 배경으로 옮겨놓음으로써, 감독은 ‘청춘의 절망’을 장르적으로 시각화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세련되고, 감정적으로는 잔혹하며, 철학적으로는 차가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 —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남는가?” 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피하면서도, 시대의 불안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

2019년 원신연 감독이 연출한 는 1920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군이 일제 부대를 봉오동 계곡으로 유인해 벌인 첫 번째 승전의 순간을 그린 작품입니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주연을 맡아, 피할 수 없는 시대 속에서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히 전투의 기록에 머물지 않습니다. 대신 그 전투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름 없는 독립군들의 삶과 희생, 그들의 인간적인 두려움과 용기를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유머와 인간미를 잃지 않은 이들의 모습은 관객에게 단순한 역사적 감동을 넘어, “자유는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다”는 진실을 다시금 일깨웁니다.역사를 되살린 영화, 봉오동의 산과 바람 속으로는 1920년 ..

2017년 장유정 감독이 연출한 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선 가족 영화입니다. 마동석과 이동휘, 이들이 연기한 ‘현봉’과 ‘석봉’ 형제는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오랜만에 고향을 찾으며, 묻어두었던 감정과 과거를 마주하게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웃음을 유발하는 형제의 티격태격 코미디이지만, 그 안에는 가족의 해체와 회복, 그리고 세대를 관통하는 ‘용서’의 정서가 깔려 있습니다. 특히 영화는 전통적인 가족극의 틀 안에 한국식 유머와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하여,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현실의 냉소와 따뜻한 정서가 공존하는 는,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마지막에는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형제, 그들의 웃픈 재회영화의 시작은 서울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던 두 형제의..